한국 여성의 삶과 지위
최근 여성의 위치에 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특히, 정부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알아보겠지만 여성 차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회 곳곳에 뿌리박혀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여성들의 삶은 수십 년간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오늘날 여성의 삶과 사회적 자리는 어떤 상태일까요? 그리고 그 정치적 함의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한국 여성 삶의 변화와 모순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서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성 삶의 변화부터 살펴봅시다. 오늘날 여성은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집 밖에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여성단체협회와 통계청이 임금노동자 수를 파악하기 시작한 1963년 당시 여성 임금노동자 수는 약 57만 명으로, 전체 노동 인력의 24퍼센트에 불과하였습니다. 그러나 약 60년이 지난 현재 여성 노동자 수는 931만 명으로, 무려 16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1992년을 기준으로 하면, 30년 만에 여성노동자 수는 2배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한국 여성의 근로 환경 변화
전체 노동 인력 중 여성의 비중은 44.8퍼센트로,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제 불황은 여성 취업에 악영향을 주긴 했으나, 여성 취업과 여자알바의 상승 추세 자체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경제 위기 때 여성이 가장장 쉽게 노동시장에서 퇴출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 주고있습니다. 내 어머니 시대에는 여성이 결혼하고 출산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는 일이 흔했지만, 이제 더는 그렇지 않습니다.
직업에 따른 성차별의 변화
최근 정부의 통계 조사 여성단체들의 실태를 보면, 20~30대 남녀는 성적과 입시에 대한 관심, 학업 성취, 리더십 및 교내외 활동에서 남녀 차이가 매우 줄어들고 있습니다. 주요 국가 시험에서도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자의 약 40퍼센트, 외무고시 합격자의 63.4퍼센트,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45.8퍼센트가 여성이었습니다. 여성 법조인도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2000년에는 겨우 3퍼센트밖에 안 됐는데, 2020년에는 판사의 31.4퍼센트, 검사의 32퍼센트, 변호사의 27.8퍼센트가 여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에 대한 태도도 꽤 오픈화된 인식이 되었습니다. 이제 여성에게 성관계는 ‘견뎌야 하는 것’에서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의 젊은 여성들은 이전 세대보다 낙태권 요구나 ‘내 몸은 나의 것’이라는 구호에 더 적극적입니다. 대중화된 사회 변화와 인권 운동 덕분에 남성에게 유리한 법들도 다소 사라졌습니다. 가령, 재산 상속 문제에서 아들과 딸을 차별했던 상속 제도가 1990년대 초에 사라져, 모든 자녀가 같은 비율로 상속받게 되었습니다. 이혼 시 재산 분할에서 여성 배우자의 기여도가 전보다 더 많이 인정받는 추세입니다.
최근 근로 시장은 여성의 사회 진출에 변화된 상황을 한 단면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화 되지 않은 개인들의 경험을 근거로 사회적 차별의 여부를 확답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법 앞의 평등이 곧 모두의 평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수십 년간 사회 현실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남존여비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대부분의 차별은 완화됐지만, 아직 일부 차별은 심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최근들어 여성 취업률과 각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들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남성 중심적인 취업과 선호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은 좋아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직장에서 한창 경력을 쌓을 30~40대 상당수의 여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잠시 직장을 쉬거나,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질 낮은 업무를 구해야 합니다.